1장 일시 정지 전 01. 성실하지 않은 의사 ◈ 013 02. 나 같은 톱니바퀴 따위, ◈ 019 03. 포기할 것, 포기할 수 없는 것 ◈ 022 04. 어려운 말을 어렵다고 하지 못한다면 ◈ 029 05.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시킨 결과란 ◈ 037 06. 내가 환자를 죽였다 ◈ 044 07. 일시 정지 하다 ◈ 049
2장 일시 정지 중 01. 당장 내가 행복할 일 하나 ◈ 055 02. 내일, 내 일보다 앞세워야 할 것들 ◈ 061 03. 처음 넘어 본 나의 울타리 ◈ 064 04. 비교의 시선을 둘 곳은… - 콜롬비아 ◈ 067 05. 다른 이의 도움에 그저 기대는 법 - 파미르 하이웨이 ◈ 077 06. 계획은 완성의 조건이 아니다 - 이르케슈탐 ◈ 083 07. 지금, 여기에 만족하기 - 훈자 ◈ 092 08. 일상의 가치 - 코카서스 ◈ 099 09. 이뤄지지 않은 것의 고마움 - 북유럽 ◈ 107 10. 내게 여행은, 네게 여행은 - 발칸 ◈ 116 11.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를 때 - 중미 ◈ 123
3장 일시 정지 후 01. 나는 여전히 나였지만 ◈ 135 02. 한 발자국 옆에서 내 감정과 마주하기 ◈ 141 03. 나만의 부정 조절법 ◈ 145 04. 꿈은 일상이 되고, 일상은 꿈이 되는 ◈ 149 05. 불확실함을 인정해 본다면 ◈ 157 06. 그럼에도 해내야 하는 일 ◈ 163 07. 병보다 먼저 사람을 본다 ◈ 169 08. 성실하고 싶은 의사 ◈ 178 09. 비움으로 채워지는 나의 보통날 ◈ 185
에필로그 ◈ 191 작가의 말 ◈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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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멈추기 전 내 삶은 뒤틀려 있었다. 갈림길에서 나는 과감히 선택했다.”
주어진 휴식이 아닌, 선택한 멈춤의 의미로 일시 정지한 지금을 견뎌 내 본다면
2020년은 다수의 기억에 ‘멈춰진 한 해의 면면’만으로 가득할 듯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불안했고 불편했고 불행했다. 여전히 그로부터 비롯한 수많은 파생체는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끝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다행히도 일상을 조금씩, 천천히 회복해 가고 있다. 그러니 이 기막힌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한번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주어진 휴식이었거나 혹은 선택한 멈춤이었을, 저마다 겪은 그 일시 정지의 시간을.
◎ 1년이나 쉬었던 내 선택은 어떤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을까?
여기 그보다 더 일찍, 그리고 스스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이가 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길을 따라 공부에 최선을 다했고, 좋은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해 당연한 듯 의사로 살고 있던 김종관 작가는 자신이 고작 세상의 작은 톱니바퀴일 뿐이고, 그마저도 역할에 성실하지 못하고 있음을 판단한 뒤, 용기를 내 스스로 1년의 시간을 멈추었다. 그 결정의 바탕엔 그가 대하는 환자의 삶과 죽음이 있었다. 생사를 오가는 치열한 병원 현장을 겪으며 과연 그 자신의 존재란 왜 타인과 타물 사이에 놓여 이리저리 치여 오고 있던 건지 생전 처음 깨닫게 된다. 김종관의 삶에 김종관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30여 년 만에 처음, 아주 흔한 종류의 고민과 마주한다. 나는 뭘 좋아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일을 앞으로 어떻게 잘해 나가야 하는가. 1년의 일시 정지는 그의 생에서 이제야 그가 가장 우선하도록 만들었고,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책 <당신에게 일시 정지를 권유합니다>에 그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 처음 넘어 본 나의 울타리, 그 밖에는
김종관 작가는 일시 정지 하는 동안, 그간 그를 품어 주던 어떤 ‘소속’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이 온통 행복할 일 하나를 행하기로 한다. 바로 ‘여행’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현재는 도무지 쉽지 않게 되었지만 당시 그에겐 그만하게 적절한 단꿈이 없었다. 작가는 기억을 더듬어 지난 남미 여행에서 만난 친구를 떠올렸고, 이 적합한 때 적합한 그이, 호세를 만나러 콜롬비아로 향한다. 이어 중앙아시아의 몽골과 숱한 ‘-스탄’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키르기스스탄-파키스탄), 코카서스 지역과 북유럽, 발칸 반도까지 거치며 갖가지 보통날을 때론 격렬하게, 때론 허무하게, 때론 평화롭게 마주한다. 꿈이었던 여행이 그에게 어느덧 익숙한 일상이 되었을 때 그는 일시 정지를 멈추고 돌아오게 되었고, 익숙했던 일상은 어느덧 꿈처럼 달게 그를 환영해 주었다.
◎ 멈추어야 만나는 예측 불가한 몇 가지 삶의 즐거움들
그렇게 다시 현실에 발을 디디게 된 그는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결국 나를 제일 잘 아는 방법은 나의 밖에서 나를 보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나의 걸음을 멈추고 거기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본질적 자아와 마주하는 일은 좋지 않은 기분의 진통 과정을 버텨 내야 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내일과 내 일만을 숨 가쁘게 쫓다가 당신을 잃어버리고 왜, 언제까지, 어디로 움직이는지도 모르는 톱니바퀴에 갇혀 절로 흐르는 시간 앞에 속수무책으로 지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정지한 시간 동안 나를 돌아보는 일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불확실함은 당연하게 인정하자고. 밀려오는 부정적 감정의 이유를 찾아 안으로, 밑으로 파고들기보단 내가 방패, 또는 화살이 되어 그 이유를 밀치며 바깥으로 나와야 비로소 나 자신의 일상과 일을 진짜 사랑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 모든 건 스스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이라면 모두가 기껍게 맞는 기회라고. 물론, 그처럼 꼭 ‘여행’을 하라는 권고는 절대로 아니다. 우리 각자의 꿈은 우리 각자를 닮은 단 하나일 것이니, 그걸 찾아보라는 다정한 권유일 뿐이다.
◎ 성공보단 성실하게, 그리고 성장하게
일시 정지 후 돌아온 그의 나날은 그럼 얼마나 혁혁하게 바뀌었을까? 멈추기 전 전공의 시절, 주당 120시간도 훌쩍 넘겨 일하며 병원으로 출근해 병원으로 퇴근하던 그때처럼 그는 여전히 지금도 병원을 굴리는 톱니바퀴로서 환자를 진료하며 하루를 쏟는다. 다만 그의 마음가짐만은 해답의 파도를 무사히 넘고 안정을 찾았다.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일시 정지 후 그 자신이 새롭게 되었다. 남의 기준에 따라, 비교의 시선을 위로만 두는 성공의 길보단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한 성장의 길을 성실하게 가 보겠다는 작가의 당찬 다짐으로 맺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어 보니 말이다.
책속에서
많이 지쳤다면 잠시 쉬어 가도 괜찮습니다. 일상과 거리를 두고 나서야 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제 일상을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쉬는 동안 뭘 할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꿈꿔 왔지만 잠시 접어 둬야 했던 음악을 할 수도, 새로운 언어를 배워 볼 수도, 타지에서 살아 볼 수도 있겠죠. 많은 선택지 중 저는 여행을 택했을 뿐입니다. 쉬어 가지 않아도 자신을 알고 행복한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그렇지 못해 진통을 겪고 멈춰야 했으니까요. (‘들어가며’)
나는 악화되기 전부터 천천히 환자가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 이 환자에게 해 줄 일은 폐렴 치료뿐 아니라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나는 안내자가 되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병에 대한 치료만 어설프게 알고 있었을 뿐, 괴로워하는 환자들의 마음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환자들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그들 앞에 있는 내 행동과 마음을 보며 깨달았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 일만 할 줄 알았지,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상급자가 내게 정해 준 일이 지체되지 않도록 해냈을 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의사로서 능력을 따지기도 전, 시작부터 무언가 잘못돼 있었다.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04. 어려운 말을 어렵다고 하지 못한다면’)
운 좋게 원하던 과를 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미래만 바라보며 생긴 욕심은 채웠다. 하지만 기쁨은 잠깐이었다. 전공의 생활은 기대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일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지 않았다. 뚜렷한 목적이 없었고 삶의 방향도 없었으니 재미도 보람도 느끼기 힘들었다. 그래서 항상 병원 밖으로, 즐겁고 짜릿한 것을 쫓아다녔다.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결국 이루지 못했다. 나를 다시 돌아봤다. 당장 눈앞의 목표만 이루면 행복할 거라며 참고 노력한다. 한 고비 넘으면 다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내고, 행복할 거라던 나는 또다시 희생된다. 정상인 줄 알고 가파른 언덕을 올랐더니 눈앞에 또 다른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계속 반복. 그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말하는 길을 따라간다. 결과는 내 전공의 생활에 여실히 드러났다. 내 일의 의미도 모르고 찾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성공만 바라는 의사로.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못한 사람으로. (‘05.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시킨 결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