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간의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과는 잠깐이라도 같이 있는 게 고역입니다. 그 사람의 부정적인 기분과 신경질적인 말의 불똥이 혹시라도 내게 튀지는 않을지, 혹시라도 그 감정에 전염되지는 않을지 걱정되어 가까이 가지 않게 되죠. 아마 누구라도 그런 사람과는 꼭 필요한 말이나 사무적인 말 외에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을 겁니다.
반면 차분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사람과는 늘 가깝게 지내고 싶습니다. 훌륭한 직장인이기 전에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죠.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그다음에 뭘 해야 할지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 말이에요. ‘저 사람이 있으면 무슨 일이 생겨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송이 끝나도 좋은 관계로 남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1장 기분이 말투가 되지 않게 중
처음으로 맡게 된 라디오 방송이었고, 그것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방송이라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청취자들의 문자와 사연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바로바로 전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보 DJ인 제게는 너무 큰 미션이었죠.
저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경험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할 때마다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서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최선을 다해서 듣고 공감하고 응원의 말을 건네는 것뿐이었습니다. 고민에 어쭙잖은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기보다 진심을 담은 한마디를 건네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방송을 하면 할수록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청취자들에게 저는 단지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DJ가 아니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친구 또는 가족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요.
-1장 결국, 다정한 말이 똑똑한 말을 이긴다 중